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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 쌀국수 맛집은 여기, 불당동의 까몬

꽃과달 2023. 9. 23. 02:31

두 번째 방문


한 번 먹고 반한 까몬의 두 번째 방문. 다른 메뉴를 먹기 위해 방문하였다. 어떤 식당이던지 가장 기본이 되는 음식이 맛있다면 다른 메뉴들도 맛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에 기대를 갖고 주문해 보았다.


매운 양지 쌀국수


이번에 먹을 쌀국수는 매운 양지!
빨간 것은 고추기름인가. 보기만 해도 진득하고 얼큰해 보인다. 단순히 쌀국수 메뉴에 매운 고추기름만 끼얹는다고 매운 쌀국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메뉴이름이 다르듯이 매운 양지 쌀국수 만의 특별한 맛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메뉴 주문할 때 맵기 조절을 할 수 있고, 일단 먹어보고 맵기를 약하게 하는 것을 추천한다는 문구를 보았다. 매운 것을 잘 못 먹는 부부라 처음부터 약하게를 선택하려다가 추천대로 보통 맵기를 하였다. 결론은 매운 것을 못 먹는 우리에게 너무 매웠다. 이 메뉴를 주문한 신랑은 결국 내가 주문한 분짜와 바꾸어 먹었다. 매운 것을 못 먹는 신랑을 아니까 선뜻 바꾸어 먹었는데 나도  무척 잘 먹는 편은 아니라 다음에는 약한 맛을 시켜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만큼 얼큰했다. 그리고 그만큼 맛있었다. 매운 것을 잘 먹지는 못하지만 좋아하니까! 참고로 내가 먹을 수 있는 맵기는 마라탕 3단계에서 높게는 4단계이며  신랑은 2단계 정도의 마라탕을 선호한다.
매운 쌀국수는 매운 기름 때문인지 안 매운 쌀국수보다 더 진하게 느껴졌다. 역시 찰진 면과 면에 착 붙어있는 매콤한 육수가 어우러지는 맛이었다. 매워서 맥주를 벌컥 마시면서도 젓가락을 멈출 수 없다.



분짜


쌀국숫집에 열 번 가면 한 번은 꼭 먹는 내가 좋아하는 메뉴 중 하나이다. 특유의 꼬릿 한 소스에 면을 찍거나 담가먹는 메뉴. 소스 안에 들어있는 고기에 야채와 면을 함께 집어 먹으면 중독성에서 헤어 나오기 힘들어진다. 소스에 다진 마늘과 고추를 원하는 만큼 풀어준다. 차가운 고기소스는 입맛을 더 돋워주는 풍미를 가지고 있다. 고기에서 불향도 나서 자칫 가벼울 수 있는 소스의 맛을 깊게 만들어 준다. 간혹 다른 가게에서 분짜를 먹었을 때 소스의 향이 너무 진해 멀리서도 냄새 맡기가 힘들었던 경험이 있었는데 까몬은 딱 좋은 향이다.
쌀국수보다 얇은 면이라 차가운 소스에도 어울린다. 굳이 다른 메뉴들이랑 비교해 보자면 냉파스타, 샐러드파스타, 냉짬뽕이려나.
한 번도 분짜를 먹어보지 않았다면 꼭 도전해 보길 추천한다.

분짜옆에 작게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버펄로윙은 우리가 아는 그 맛이다. 그래서 사실 큰 기대 없이 주문했는데 너무너무 맛있었다. 적당한 소스와 바삭함과 부드러움과 살코기의 쫀득함이 작은 닭고기에 다 들어있었다. 맥주를 부르는 맛으로 6조각이 아쉬울 정도였다.

직접 베트남에 가본 적은 없지만 베트남에 와있는 것 같은 착각을 느끼며 신랑과 맛있다며 먹은 한 끼는 오늘도 성공하였다.
끼니는 참 중요하다. 주문한 음식이 어떤 맛인지, 식당이 어떤 환경이었는지, 주인이 친절하고 기분 좋게 식사할 환경을 맞춰주셨는지에 따라 음식맛도 미묘하게 바뀌는 것 같다. 미각 후각 촉각 청각 모든 것이 충족되면 그제야 아 잘 먹었다.라는 말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어차피 살면서 먹을 음식들, 그저 배를 채운다고 생각하지 않고 한 끼 한 끼를 정성 들여 메뉴를 고르고 내 입맛에 맞는 식당을 골라 기분 좋게 식사한다면 식사하고 있는 그 시간이 행복으로 가득할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상황이 여의치 않아 배만 채워야 하는 날들도 내게 많다. 삼각김밥으로 때우거나 아예 굶어야 하는 시간들도 많다. 하지만 늘 그런 것은 아니니까. 내 행복은 맛있는 음식이기에 내 행복을 위해 나는 언제나 맛집을 찾아 헤멜 것이다.

까몬은 내가 더 맛있는 쌀국숫집을 찾기 전까지 당분간 내가 가장 사랑할 쌀국숫집이 될 것이다.
참, 까몬에서 주는 베트남 치즈과자는 너무 맛있어서 쿠팡에서 한 봉지를 샀다. 달달하고 짭짤하고 고소한 것이 다음에 기회가 되면 포스팅해보고 싶다.

까몬의 브레이크 타임은 세시에서 다섯 시다. 마지막 라스트오더는 브레이크타임 30분 전인 두시 반이다.
다음번 까만 방문에는 랭쎕과 수육쌀국수를 먹어봐야겠다. 신랑이 반미에 반해서 반미를 시키려 할 텐데 랭쎕으로 설득시킬 방법을 궁리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