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내가 바로 짬뽕이다! 외치는 아산 짬뽕 맛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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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바로 짬뽕이다! 외치는 아산 짬뽕 맛집

꽃과달 2023. 9. 22. 00:44

일주일에 두 번 간 짬뽕 맛집

매운 거 못 먹는 신랑도 맛있다며 꾹 참고 땀 흘리며 먹는 짬뽕집. 모자며 옷이며 콧잔등에 땀이 맺힌다. 그럼에도 후후 불어 입안으로 넣는 손길이 바빠보인다. 나는 내가 보이지 않지만 나 역시 그렇게 먹고 있을 것이다.


짬뽕


짬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육수랑 면, 맵기 정도 그리고 나는 해산물의 신선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곳 짬뽕은 해산물이 신선한지 비린맛이 전혀 없고 국물이 시원하다. 고춧가루만 넣어 자극적이고 맵기만 한 곳이 아니라 속이 시원해지는 육수의 맛이 베이스이기 때문일까? 뒷좌석에 아저씨들만 앉았었는데 가게 안에서는 대화보다 국물 호로록하는 소리와 , 크어 하는 탄성 소리만 났다. 이 가게의 배경음악이다. 핑안의 짬뽕은 교동짬뽕이다. 강릉의 교동이 원조인데 그곳에서 수많은 레시피를 연구하여 탄생한것이 교동짬뽕이고 그 레시피가 널리 퍼졌다고 한다.

오동통한 해산물들과 함께 입안에서 목구멍으로 넘어가는 국물 한 수저면 나도 아저씨들처럼 크어 소리가 나오면서 속이 풀린다. 전날 술을 먹고 가면 더 최고이고 술을 안 먹고 가도 소리를 낼 수밖에 없다. 한번 먹어보고 일주일에 두 번 방문하였다.  면도 딱 좋은  굵기와 적절한 익힘 시간이 더해져 최고의 조합을 이룬다. 국물이 맛있어서 계속 떠먹게 되는데 마음 같아서는 밥도 추가해서 말아먹고 싶다. 하지만 해산물과 면을 다 먹고 나면 배가 불러 밥을 시킬 수가 없다. 많이 먹는 우리 신랑도 밥까지는 시킬 수 없는 듯하다. 혹시라도 시키면 한입만을 외치고 싶었는데 가능하지 않을것 같아 그것도 아쉽다. 많이 먹는 누군가와 함께 가야겠다. 음식은 역시 많이 가고 잘 먹는 누군가와 함께해야 다양하게 먹을 수 있는 것 같다. 아 그렇다고 신랑이랑 음식점 가는게 싫은것은 아니다. 내 음식 메이트를 사랑해줘야지.

나는 늘 중국집에 가면 짜장과 짬뽕을 고민하는데
여기서는 고민이 없다. 가게를 들어서는 순간 짬뽕 하나 주세요라고 말하게 되는 마법에 걸린 것 같다. 그래서 아직 짜장을 못 먹어본 게 좀 아쉽다.
다음에는 짜장을 꼭 먹으러 가야지 하고 갔다가도 결국에는 마법처럼 외친다. 짬뽕 하나 주세요.
희한하게 핑안을 방문할 때면 늘 흰 옷을 입고 있는데 식당에 구비해 둔 앞치마 하나만 목에 걸면되니 난 무적이 된 기분으로 짬뽕을 먹을 수 있다. 정신없이 코를 접시에 박고 뜨거운 면을 후후 불어서 먹다보면 배가 불러온다.
다 먹고 난 뒤에는 귀여운 요구르트도 하나씩 주신다. 예전에 할머니 할아버지 두 분이 운영하시는 칼국수 집에서 칼국수를 먹고 나면 꼭 요구르트를 주셨는데 추억이 떠올랐다.
얼큰한 짬뽕을 먹은 뒤에 달달한 요구르트 하나로 속을 달래는 짧은 시간도 참 좋았다.
반찬은 기본적인 단무지, 김치, 춘장과 양파가 나온다. 개인적으로 달큰한 양파에 춘장을 찍어먹는 것을 좋아한다. 이런 기본 반찬은 떠놓은지 오래된 춘장이나 썰어둔지 오래된 양파는 금방 표시가 나기 마련이다. 핑안은 반찬 모두가 마른 흔적 없이 촉촉했다. 핑안의 양파와 함께 먹는 탕수육도 베스트 메뉴라고 하던데 다음 방문 때에는 탕수육도 시켜먹어봐야겠다.
공기밥 추가에 탕수육까지 추가하려면 더 여럿이서 방문해야겠다.

주차는 가게 앞 갓길에 대어야 한다. 점심시간에는 줄을 서서 먹기 때문에 이른 점심시간이나 점심시간이 조금 지난 시간에 방문을 추천한다.
세시에서 세시사십분은 브레이크 타임이다.
오픈은 오전 열한시이며 마감은 저녁 아홉시다.
저녁에 짬뽕한 그릇에 술 한잔이면 하루 마감이 깔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상황상 저녁에 혼자 방문할 수 는 없어서 아쉬운 마음이다. 가게에서 얼큰한 짬뽕 한그릇에 소주한잔 혼자 하고 나를 반겨주는 가족들이 있는 집으로 통닭 한마리 사 들고 노래 부르며 돌아갈 수 있는 날이 언젠가는 오겠지. 아니다 막상 그런 날이 오면 외로울지도 모르겠다. 그저 지금은 그런 순간이 필요한 상태일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산 교동짬뽕 핑안 오늘도 맛있는 한끼 든든한 한끼 감사히 잘 먹었습니다. 다음에도 또 부탁드리겠습니다. 다음번에는 여러메뉴를 다 주문해서 먹을 수 있는 기회가 오길 바란다.